매출 10조 네이버, 왜 업비트를 품으려 하나
매출 10조 네이버, 왜 업비트를 품으려 하나
검색·커머스 다음은 디지털자산
네이버는 2024년 연결기준 연매출 10.7조 원을 넘기며 국내 인터넷 플랫폼 중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들어섰습니다. 성장 축은 검색·커머스·핀테크였고, 이 중 핀테크는 네이버페이를 중심으로 연간 결제 처리 규모를 키워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논의해 네이버파이낸셜 자회사 편입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며, 디지털자산을 결제·상거래와 묶는 전략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양사는 협상이 진행 중이며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시장은 이를 “플랫폼-거래소 결합을 통한 결제의 확장”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왜 지금인가: 성장 둔화 구간의 ‘새로운 수로’
네이버는 10조 원 매출 시대를 열었지만 코어 사업의 성장률 둔화와 수익성 관리가 과제입니다. 두나무 편입 시 업비트의 거래·수탁·인프라 수익이 연결 실적에 반영될 수 있어, 핀테크 부문 중심의 외형·이익 레버리지 확보가 가능해집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거래를 단순 거래소 수익의 결합이 아닌, 실물자산 토큰화(RWA)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같은 디지털자산 사업으로의 진입로로 평가합니다.
네이버 입장에서의 시너지
- 첫째, 결제-투자-자산의 수직 결합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네트워크와 업비트의 디지털자산 인프라가 결합되면 충전·지갑·정산의 경로가 단축되고, 환전·전송 비용을 낮춘 결제 환경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 둘째, 스테이블코인과 상거래의 접점입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네이버 생태계 내 결제 수단으로 쓰일 경우, 포인트·페이·쿠폰의 정산 효율과 해외 셀러 정산의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성공 시 중장기 수익 기여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 셋째, RWA(부동산·콘텐츠·IP)의 토큰화입니다. 네이버웹툰·스토어·멤버십 IP와의 결합은 로열티 분배·후원·프리미엄 멤버십 등 새로운 모델 실험을 가능하게 합니다.
- 넷째, 인프라 측면의 확장입니다. 두나무가 공개한 블록체인 인프라 역량과 데이터 서비스는 대규모 트래픽을 다루는 네이버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후보군이 됩니다.
- 다섯째, 금융 데이터·리스크 관리 고도화입니다. 거래소 수준의 AML·트래블룰·이상거래탐지 역량을 결제에 접목하면, 사기·환불·차지백 비용을 낮추는 부수 효과가 기대됩니다.
두나무 입장에서의 시너지
- 첫째, 4천만 명대 가입 기반과 검색·커머스 트래픽의 온보딩 효과입니다.
- 둘째, 간편결제·커머스와의 번들링으로 거래소 외 수익원 다각화가 가능합니다.
- 셋째, 콘텐츠·광고·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 비용 최적화입니다.
- 넷째, 국내 규제 환경에서 대형 플랫폼의 지배구조·준법 감시 체계를 통한 신뢰도 제고입니다.
규제·리스크 점검
- 첫째, 디지털자산 사업의 변동성과 평판 리스크입니다. 시장 급락 구간의 고객 보호와 증거금·리스크 한도 관리 체계는 그룹 평판과 직결됩니다.
- 둘째, 반독점과 금융 규율의 경계입니다. 결제와 거래소의 결합이 이용자 권익과 시장 질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감독 당국과의 정합성이 필요합니다.
- 셋째, 회계·공시 체계 정비입니다. 토큰·수탁·스테이블코인 회계처리와 공시 기준은 국제적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선제적 투명성이 요구됩니다.
- 넷째, 정보보호·사고 대응입니다. 거래소 보안은 고도화돼야 하며, 대규모 플랫폼 사고 시의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중요합니다.
시장에 미칠 중장기 영향
단기적으로는 핀테크와 디지털자산의 결합이 네이버의 차별화 지점이 됩니다.
중장기로는 전자상거래 정산, 크리에이터 경제, 멤버십 경제가 스테이블코인·토큰화 기반으로 재설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공의 성패는 기술보다 ‘사용자 신뢰’와 ‘정책 호환성’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시도는 플랫폼이 금융을 품는 다음 단계로서 의미가 있으며, 결과와 별개로 생태계 전반의 경쟁을 촉발할 것입니다.
결론: 결제의 마지막 1cm를 두나무의 인프라로 메우려는 시도
네이버는 검색·커머스·핀테크의 연쇄를 디지털자산으로 확장해 거래의 마찰을 더 줄이려 합니다. 생활 속 결제 경험을 한걸음 더 당겨 오고 싶습니다.
두나무는 플랫폼 트래픽과 지배구조의 그늘 아래서 사업을 다각화할 기회를 얻습니다.
다만 아직 ‘협상 중’인 만큼, 가치평가·규제 적합성·이용자 보호의 3요소를 균형 있게 풀어야 합니다. 성공한다면 결제에서 투자·자산으로 이어지는 ‘슈퍼앱형 금융 경험’의 국내 표준이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