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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윤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

by 비전공자의 테크노트 2025. 7. 31.

AI에 윤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

 인간의 판단과 기계의 기준 사이

AI는 이제 단순한 계산을 넘어서,
사람처럼 말하고, 글을 쓰고, 심지어 결정을 내리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피하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할 때,
AI 추천 시스템이 누군가에게 혜택을 주거나 배제할 때,
우리 사회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서 ‘도덕적 판단’을 요구받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연, AI에게 윤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요?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떤 윤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AI에 윤리를 가르칠 수 있을까?


 AI는 도덕을 이해할 수 있을까?

먼저 질문해봅니다.
윤리(Ethics)란 무엇인가요?
윤리는 옳고 그름, 선과 악을 구분하고
공동체 안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규범화하는 체계입니다.
하지만 이 윤리는 시대, 문화,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AI는 이러한 상대성과 맥락성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AI는 본질적으로 데이터 기반 통계 시스템입니다.
이 말은 곧, AI는 우리가 학습시킨 데이터와 명시된 규칙을 바탕으로
‘윤리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그 행동의 ‘의미’나 ‘도덕적 고민’을 스스로 느끼지는 못한다는 뜻이죠.

즉, AI는 감정도 없고, 죄책감도 없으며,
책임감도 없는 ‘비윤리적 존재’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존재에게 윤리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AI에게 왜 윤리가 필요한가?

AI의 윤리 문제는 더 이상 철학적 토론에 머물지 않습니다.
실생활 곳곳에서 인간의 생명과 권리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 1: 자율주행차의 ‘트롤리 딜레마’

사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AI는 보행자 3명과 운전자 1명 중 누구를 보호해야 할까?

예시 2: 알고리즘에 의한 채용 결정

AI가 특정 성별이나 인종을 선호하거나 차별한다면?

예시 3: 추천 알고리즘의 편향

유튜브, 틱톡 등의 추천 시스템이 증오, 가짜 뉴스, 혐오 발언을 강화시키면?

이처럼 AI의 판단이 사회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기술적 정확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윤리적 기준과 책임 구조를 AI에 내장시켜야 합니다.


 윤리적 AI를 만들기 위한 시도들

세계 각국과 기술 기업들은 AI에 윤리를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1. 데이터 윤리 설계

  •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에 편향이나 차별 요소가 포함되지 않도록 정제
  • 예: 성별, 인종, 출신 국가에 따른 불균형 제거

2. 설명 가능한 AI (Explainable AI)

  • AI가 어떤 이유로 결정을 내렸는지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는 기능

3. 윤리 기준의 내장

  • AI가 작동하기 전에 명시된 도덕 규칙(예: “거짓말 금지”)을 프로그래밍
  • 대표 사례: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
    (1)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말 것
    (2) 인간의 명령에 복종할 것
    (3) 자기 자신을 보호할 것

4. 윤리 감독 기구 설립

  • 유럽연합, OECD, UNESCO 등은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기술 기업이 이를 따르도록 권고함

 AI 윤리의 한계: ‘정답’이 없다

AI에 윤리를 적용하는 데는 치명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윤리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어떤 문화에서는 낙태를 인정하지만,
    다른 문화에서는 금기시합니다.
  • 어떤 나라에서는 동성결혼을 법으로 인정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불법입니다.

이처럼 윤리 기준은 사람마다, 사회마다,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AI는 스스로 맥락을 해석하거나, 기준을 수정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결국, AI의 윤리는 인간이 정의한 범위 안에서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AI에게 윤리를 가르친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사실 AI에게 진짜 윤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윤리적인 행동을 하도록 설계’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산시키기 위한 장치
를 만드는 것입니다.

즉, 윤리적 AI란

  • 사람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 인간의 생명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조정된 알고리즘,
  • 오류가 발생했을 때 투명하게 밝혀지고, 개선 가능한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AI는 결국 윤리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윤리를 ‘모방’하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능한 최선이며,
동시에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윤리는 기술보다 앞서야 한다

AI는 점점 더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더 강력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누가 AI의 윤리를 정의하는가?
  • 그 기준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 AI의 결정에 책임은 누가 지는가?

기술은 가치중립적일 수 없습니다.
기술이 삶에 영향을 미치는 순간,
그 기술에는 반드시 윤리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따라야 합니다.

AI에게 윤리를 가르친다는 것은
기계가 사람처럼 도덕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인간의 가치를 해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를 만드는 일입니다